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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세 Global Situation  |  GLOBAL-SITUATION

사우디의 우회로가 곧 다음 병목이었다 — 후티의 바브엘만데브 해협 장악

📅 1603 KST — 2026.09.20
✍️ wjdwo703
⏱️ READ 16 MIN

바브엘만데브 해협, 지난주까지 내가 제대로 보지 못한 이름이다. 나는 이 블로그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대신 통행을 관리하는 쪽으로 방식을 바꿨다고 썼다. 그 글을 쓰면서 놓친 것이 하나 있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호르무즈를 피해 원유 수출을 우회시킨 그 경로의 끝에, 또 하나의 병목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9월 10일 새벽, 예멘의 후티가 홍해 연안 항구 도시 모카를 점령했다. 이틀 뒤 후티는 바브엘만데브 해협 한가운데의 페림섬까지 손에 넣었다. 사우디의 우회로는 이제 상대 진영이 관리하는 수로가 되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 좁은 수로를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
📌 이 글의 요지
  • 사우디아라비아는 호르무즈가 막히자 원유 수출의 70% 이상을 홍해 쪽 얀부 항으로 돌렸다. 얀부의 수출량은 전쟁 전 하루 75만 배럴에서 400만 배럴대로 뛰었다.
  • 후티는 그 홍해 항로의 출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9월 10~12일에 물리적으로 장악했다. 사우디의 우회로와 후티의 새 전선이 같은 장소에서 만났다.
  • 후티는 “항행은 안전하고 질서 있게 유지된다”고 밝혔다. 나는 이 문장을 이란이 호르무즈에서 쓴 문법과 같은 것으로 읽는다. 막는다고 말하지 않고 관리한다고 말하는 방식이다.
  • 대체 경로인 수메드 송유관은 하루 250만 배럴이 한계다. 사우디가 홍해로 돌린 물량 340만 배럴을 받아낼 수 없다.
  • 중국이 사우디의 요청을 받아 이란에 후티 자제를 압박했다는 보도가 9월 17일에 나왔다. 나는 이것을 이번 국면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움직임으로 본다.

두 달 만에 무너진 4년짜리 휴전

2022년 4월에 유엔 중재로 시작된 휴전은 그해 10월에 공식 만료되었다. 그럼에도 저강도 상태로는 유지되어 왔다. 그 상태가 2026년 7월에 깨졌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이 사나 공항 활주로를 공격했고, 그 공격이 이란 항공기의 착륙을 막았다. 이것이 직접적인 계기였다.

후티는 7월 20일에 “봉쇄에는 봉쇄로”라는 이름의 작전을 선언했다. 사우디와 연결된 선박과 항만을 봉쇄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이 선언의 시점이 우연이 아니라고 본다. 사우디가 호르무즈를 피해 홍해로 수출로를 옮긴 직후였기 때문이다.

시기사건
2026년 7월사우디 연합군이 사나 공항을 공격했다. 후티가 “봉쇄에는 봉쇄로” 작전을 선언했다.
8월 8~20일후티가 자잔 정제시설과 나즈란 공항을 반복 공격했다. 사우디는 화재 진압을 발표했다.
9월 8일후티가 사우디 남부 4개 도시를 대규모 공격했다. 민간인 73명이 다쳤다.
9월 10~12일후티가 모카 항구와 페림섬, 인근 6개 구역을 점령했다. 면적은 5,400㎢였다.
9월 17일중국이 사우디의 요청을 받아 이란에 후티 자제를 압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9월 19일후티가 처음으로 리야드를 직접 공격했다. 사우디는 요격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9월 8일과 9월 19일 사이에 무엇이 달라졌나

9월 8일의 공격은 국경 지대를 겨냥했다. 후티 대변인 야히야 사리는 탄도미사일과 드론 수십 발을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표적은 아브하, 자잔, 나즈란, 하미스 무샤이트 네 도시였다. 하루 40만 배럴 규모의 자잔 정제시설과 아람코 시설, 그리고 하미스 무샤이트의 킹 칼리드 공군기지가 포함되었다. 사우디는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민간인 7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9월 19일의 공격은 성격이 달랐다. 후티는 수도 리야드의 “민감한 시설”과 홍해 연안 얀부의 아람코 시설을 겨냥했다고 주장했다. 사우디 연합군은 리야드로 향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발표했고, 인명 피해와 물적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현장에서는 리야드 공항 인근 아람코 연료 탱크에서 검은 연기가 올랐다는 목격이 나왔다.

ℹ️
참고 정보

확인된 사실과 일방 주장을 갈라두면 이렇다. 확인: 모카와 페림섬 점령(복수 매체 보도), 9월 8일 부상자 73명(사우디 공식), 자잔 정제시설 화재(사우디 에너지부), 리야드 공습 경보와 요격 발표(사우디 연합군). 주장: 후티의 타격 성공 집계, 사우디의 “피해 미미” 평가. 양측 모두 자기 서사에 맞춰 숫자를 조정할 동기를 갖고 있다.

국경에서 수도로 표적이 옮겨간 것은 후티가 사거리를 과시했다는 뜻이다. 나는 이것을 피해를 내려는 공격이 아니라 협상력을 만들려는 공격으로 읽는다.

후티가 점령한 홍해 연안 항구의 모습

바브엘만데브 해협 — 우회로의 끝에 있던 함정

왜 후티가 하필 지금 홍해 연안으로 병력을 내려보냈는지를 이해하려면 사우디의 수출 지도를 먼저 봐야 한다.

항목전쟁 전(2025년)현재(2026년)
얀부 항(홍해) 수출량하루 75만 배럴하루 377만~418만 배럴
라스타누라(걸프) 수출량하루 540만 배럴호르무즈 제약으로 감소
홍해로 돌린 추가 물량—하루 339만 배럴
사우디 원유 선적량6월 29일 하루 950만 배럴7월 13일 주간 610만 배럴(-36%)

이 표가 이번 사태의 구조를 설명한다. 호르무즈가 막히자 사우디는 원유 수출의 70% 이상을 서해안 얀부로 돌렸다. 얀부의 수출량은 전쟁 전의 다섯 배 이상으로 뛰었다. 그런데 얀부에서 실은 원유가 아시아로 가려면 반드시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해야 한다.

후티는 바로 그 지점을 잡았다. 모카 항구와 페림섬, 그리고 두바브를 포함한 해안선을 장악했다. 그 결과 해협의 예멘 쪽 연안 전체가 후티 손에 들어갔다. 알자지라는 예멘 정부군이 섬에서 철수했다고 보도했다. 조직적인 저항이나 반격 준비의 징후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우회로가 적의 사정권 안에 있으면 그것은 우회로가 아니다

작전을 계획할 때 우리는 주보급로가 차단될 경우를 대비해 예비 경로를 함께 지정했다. 그때 반드시 확인하는 조건이 하나 있었다. 예비 경로가 적의 화력 사정권 밖에 있는지를 보는 것이었다. 사정권 안에 있는 예비 경로는 경로가 아니라 시간을 벌어주는 착각에 불과하다는 것이 교리의 요지였다.

사우디가 지난 몇 달 동안 한 일이 정확히 그 착각에 해당한다고 나는 본다. 호르무즈라는 주경로가 막히자 홍해라는 예비 경로로 물량을 옮겼는데, 그 예비 경로의 출구는 이란과 연결된 세력이 지상 병력으로 접근할 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 해협을 지키는 문제와 해협의 연안을 지키는 문제는 다른 문제였다.

⚠️
주의사항

사우디에게 남은 세 번째 경로도 용량이 부족하다. 이집트의 수메드 송유관은 운영 가능 용량이 하루 250만 배럴이고, 역대 최대 처리량도 2016년의 177만 배럴에 그쳤다. 사우디가 홍해로 돌린 339만 배럴을 이 관로가 흡수하기는 어렵다. 희망봉을 도는 항로를 쓰면 아시아까지의 항해 기간이 3주에서 6~7주로 늘어난다.

유조선이 좁은 해협을 통과하는 항로

바브엘만데브 해협 장악 이후, 후티의 말이 이란의 말과 같아졌다

해협을 장악한 뒤 후티 당국자가 한 발언을 나는 여러 번 다시 읽었다. 그는 “홍해와 바브엘만데브에서 항행의 자유와 국제 교역은 안전하고 질서 있게 유지되며, 국제사회가 우려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 문장은 봉쇄 선언이 아니다. 오히려 질서를 제공하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나는 여기서 지난주에 다룬 이란의 화법과 같은 구조를 본다. 이란도 호르무즈를 닫겠다고 말하지 않았다. 통행 구역을 지정하고 명단을 만들고 서비스를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막는 주체가 아니라 관리하는 주체로 자신을 위치시키는 방식이다.

왜 같은 화법이 두 곳에서 동시에 나타나는가. 내가 보기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봉쇄를 선언하면 국제사회 전체를 적으로 만들지만 관리를 선언하면 개별 선박을 상대로 차별할 여지가 생긴다. 사우디 관련 선박만 막고 나머지는 통과시키는 운영이 가능해진다. 둘째, 관리 주체를 자처하면 그 권한이 협상 테이블에서 지분으로 환산된다. 봉쇄는 해제하면 끝나지만, 관리 권한은 해제 이후에도 남는다.

바브엘만데브 해협 전체 교역량을 놓고 보면 이 권한의 크기가 드러난다. 이 해협은 세계 교역량의 약 12%와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25%가 지나가는 길목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 집계로 하루 통과 원유량은 2023년 930만 배럴에서 2024년 410만 배럴로 줄었다가 2026년 6월에 740만 배럴까지 회복된 상태였다.

바브엘만데브 해협 위기에서 중국이 움직였다

9월 17일에 나온 보도 하나를 나는 이번 국면에서 가장 중요한 신호로 본다. 사우디가 중국에 도움을 요청했고, 중국이 이란에 후티를 자제시키라고 압박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움직임이 중요한 이유는 중국의 이해관계가 어디에 걸려 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얀부에서 출발해 바브엘만데브를 지나는 원유의 최대 목적지는 아시아다. 그중 가장 큰 구매자가 중국이다. 후티가 해협을 조일수록 중국이 지불하는 원유 도입 비용이 올라간다. 이란을 후원하는 나라와 사우디 원유를 사는 나라가 같은 나라라는 구조가 여기서 드러난다.

나는 이 지점이 이번 사태의 제동 장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군사적으로 후티를 멈출 수 있는 세력은 보이지 않는다. 사우디의 공습은 2015년부터 계속되어 왔지만 후티를 제거하지 못했다. 반면 이란에 실질적 압력을 넣을 수 있는 나라는 중국이고, 중국에게는 그럴 동기가 있다.

피격된 사우디 정제시설에서 연기가 오르는 장면

바브엘만데브 해협 — 앞으로 석 달, 세 갈래

이 상황이 어느 쪽으로 풀릴지를 세 갈래로 정리해 보았다.

✅
긍정적 전망

경로 A — 중국 중재의 성공. 중국의 압력이 작동해 후티가 해협 통행을 선별적으로 허용하고, 사우디도 공습 강도를 낮추는 경우다. 얀부 발 수출이 회복되고 유가는 90달러대로 내려앉을 여지가 생긴다. 다만 이 경로에서도 후티의 연안 장악 자체는 되돌려지지 않는다. 사우디는 자국 수출로의 관문을 적대 세력이 쥔 상태를 상시 조건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
주의사항

경로 B — 선별 통제의 장기화. 후티가 사우디 관련 선박만 골라 막고 나머지는 통과시키는 운영을 이어가는 경우다. 사우디의 수출은 줄고 세계 유가는 높은 구간에 머문다. 전쟁으로도 평화로도 불리지 않는 상태가 몇 달 이어진다. 나는 이 경로의 확률을 가장 높게 본다.

🚨
핵심 리스크

경로 C — 지상전으로의 확대. 리야드에 대한 공격이 반복되고 실제 피해가 발생하면, 사우디가 공습을 넘어 지상 작전이나 연안 상륙을 검토할 여지가 생긴다. 사우디는 최근 터키·파키스탄과 방위 협정을 맺었다고 알려져 있다. 이 경로가 열리면 미-이란 전선과 예멘 전선이 하나로 이어진다. 확률은 낮게 보지만 되돌리기 어려운 경로다.

이 분석의 한계

무엇을 사실로 쓰고 무엇을 판단으로 남겼나

사실로 쓴 것은 다음과 같다. 모카와 페림섬 점령은 복수 매체가 독립적으로 보도했다. 9월 8일 부상자 73명과 자잔 정제시설 화재는 사우디 당국의 공식 발표다. 리야드 요격 발표도 사우디 연합군의 공식 입장이다. 얀부와 라스타누라의 수출량, 선적량 36% 감소, 수메드 송유관 용량은 해운·에너지 데이터 기관의 집계다. 바브엘만데브 통과 원유량은 미국 에너지정보청 수치다.

판단으로 남긴 것도 분명히 해두려 한다. 후티의 화법이 이란의 화법과 같은 구조라는 해석, 후티의 남하 시점이 사우디의 수출로 변경에 대응한 것이라는 추정, 중국이 제동 장치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 그리고 경로 B의 확률이 가장 높다는 평가는 모두 내 판단이며 사실이 아니다. 후티가 실제로 어느 선박을 통과시키고 어느 선박을 막는지가 앞으로 몇 주 안에 드러날 것이고, 그 기록이 이 해석을 검증하거나 반증할 것이다.

덧붙일 것이 하나 더 있다. 이 글의 자료 수집과 정리에는 AI 도구를 함께 사용했다. 여러 나라의 보도와 기관 통계를 같은 기준일로 맞춰 교차 확인하는 작업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다만 모든 수치는 원 보도와 기관 발표로 다시 확인했고, 해석과 판단은 내가 직접 썼다.

바브엘만데브 해협 위기 중재를 앞둔 빈 협상 테이블

자주 묻는 질문 (FAQ)

A

이 해협은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폭 약 30km의 좁은 수로입니다. 세계 교역량의 약 12%와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25%가 이곳을 지납니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수에즈 항로의 남쪽 관문이기도 합니다. 이 해협이 막히면 선박은 희망봉을 돌아야 하고, 아시아까지의 항해 기간이 3주에서 6~7주로 늘어납니다.

A

현재 국면에서는 낮게 봅니다. 후티는 해협 장악 직후 “항행의 자유는 안전하게 유지된다”고 밝혔습니다. 전면 봉쇄는 국제사회 전체를 적으로 돌리는 선택이고, 후티의 후원 세력인 이란의 최대 고객인 중국까지 손해를 보게 됩니다. 다만 사우디 관련 선박을 선별적으로 막는 운영은 이미 진행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A

세 가지가 있지만 모두 한계가 있습니다. 첫째는 호르무즈인데 미-이란 충돌로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둘째는 이집트의 수메드 송유관인데 운영 용량이 하루 250만 배럴이어서 홍해로 돌린 339만 배럴을 받기 어렵습니다. 셋째는 희망봉 우회인데 항해 기간이 두 배로 늘어 경제성이 크게 떨어집니다.

A

한국은 원유를 거의 전량 수입하고 그중 상당 부분이 중동산입니다. 바브엘만데브와 호르무즈가 동시에 불안정해지면 도입 단가와 해상 운임, 전쟁 위험 보험료가 함께 오릅니다. 이는 수입물가를 통해 국내 소비자물가로 전달되고, 물가가 오르면 금리 인하 여력이 줄어듭니다. 지정학이 가계 부담으로 이어지는 경로가 여기에 있습니다.

A

공식적인 파기 선언은 없었습니다. 다만 유엔 예멘 특사는 2022년 휴전 이후 가장 큰 충돌 위험이라고 경고했고, 실제 교전 규모는 휴전 이전 수준에 가까워졌습니다. 형식상으로는 휴전이 유지되고 실질적으로는 전쟁이 재개된 상태로 보는 편이 현실에 가깝다고 봅니다.

📚 참고 자료

⚠️ 면책 고지
이 글은 공개된 보도와 기관 발표를 교차 검토해 작성한 분석이며, 특정 자산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전황 정보는 시간이 지나며 정정될 수 있고, 본문에 인용한 수치는 작성 시점인 2026년 9월 20일 기준입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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