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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 분석  |  ECONOMIC ANALYSIS

미국 희토류 자립, 어디까지 왔나 — 펜타곤이 주주가 된 까닭과 ‘중희토류 99%’라는 급소

📅 1443 KST — 2026.06.25
✍️ wjdwo703
⏱️ READ 15 MIN

6월 22일, 베이징이 조용히 빗장을 다시 걸었다. 중국 상무부가 미국의 희토류 기업 MP머티리얼스(MP Materials)USA레어어스(USA Rare Earth)를 비롯한 미국 기업 열 곳을 수출통제 명단에 올린 것이다. 하필 이 두 회사는 미국이 “중국 의존에서 벗어나겠다”며 연방 자금을 가장 많이 부어 키운 간판 기업들이다. 나는 이 뉴스를 보면서, 군에서 보급선이 끊겼을 때의 그 서늘한 감각이 떠올랐다. 총은 있는데 실탄을 만들 화약을 적이 쥐고 있는 상황. 미국 희토류 자립, 그 현실이 지금 딱 그 모양이다.

이 글의 화두는 하나다. 미국 희토류 자립, 어디까지 왔나. 지난번 중국의 희토류 통제와 미국의 반격 편에 이어, 오늘은 미국이 정말로 희토류를 “자체 개발”하고 있는지, 어디까지 왔고 어디서 막혀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이 게임이 어떻게 흘러갈지를 내 시각으로 짚어보려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미국은 분명히 움직이고 있다. 다만 가장 아픈 급소는 아직 손도 못 댔다.

중국이 다시 잠근 빗장 — 2026년 6월, 무슨 일이 있었나

먼저 시간 순서를 정리하자. 2025년 10월 부산에서 미·중 정상이 만나, 중국은 희토류 수출통제를 1년간 부분적으로 “유예”했다. 시장은 한숨 돌렸다. 2026년 5월 베이징에서 트럼프와 시진핑이 다시 만났을 때만 해도, 이 휴전을 연장하리라는 기대가 컸다. 그런데 6월 22일, 중국은 그 유예를 끝내고 MP머티리얼스·USA레어어스 등을 통제 명단에 다시 올렸다. 협상 카드를 만지작거리다가, 미국이 가장 공들여 키운 두 회사를 정확히 겨냥한 셈이다.

왜 이게 위협이 되는가. 숫자를 보면 답이 나온다. 중국은 현재 전 세계 희토류 가공(분리·정제)의 약 90%를 쥐고 있다. 텅스텐 정제 80%, 안티모니 60%도 함께 통제한다. 더 무서운 건 중(重)희토류다. 디스프로슘·터븀 같은 무거운 희토류의 정제는 중국 비중이 98~99%에 달한다. F-35 전투기, 정밀유도무기, 전기차 모터, 풍력 터빈에 들어가는 영구자석이 전부 여기서 나온다. 광산이 어디 있느냐가 아니라, 캐낸 광석을 “쓸 수 있는 금속”으로 바꾸는 공정을 누가 쥐었느냐 — 그게 진짜 권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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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정보

군에서 배운 원칙 하나. 적의 의도가 아니라 능력을 봐야 한다. 중국이 “이번엔 안 막겠다”고 말해도, 언제든 막을 수 있는 능력을 쥐고 있는 한 그건 휴전이지 평화가 아니다. 6월 22일은 그 능력이 실재한다는 걸 다시 확인시켜줬다.

한때 미국이 1등이었다 — 어쩌다 여기까지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미국의 이 처지는 어쩌다 운 나쁘게 생긴 사고가 아니라는 점이다. 사실 1960~80년대만 해도 세계 희토류 공급을 주도한 건 바로 캘리포니아의 마운틴패스였다. 컬러TV 브라운관의 붉은색을 내는 유로퓸 같은 원소를 이곳이 세계에 공급했다. 미국이 1등이던 시절이 분명히 있었다는 얘기다.

판이 뒤집힌 건 1990년대부터다.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값싸게, 대량으로 희토류를 쏟아내며 시장을 잠식했다. 덩샤오핑이 1992년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엔 희토류가 있다”고 한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가격 경쟁과 환경 규제에 밀린 마운틴패스는 2002년 채굴을 멈췄고, 운영사 몰리코프(Molycorp)는 2015년 파산했다. 그 광산을 2017년 MP머티리얼스가 인수해 다시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다시 말해 미국의 중국 의존은 수십 년에 걸친 ‘아웃소싱’의 누적된 청구서다. 군에서도 그렇다. 무너진 보급선을 다시 까는 데는, 끊는 데 걸린 시간보다 훨씬 더 오래 걸린다. 미국이 지금 겪는 게 딱 그 과정이다.

미국이 가진 카드 한 장 — 마운틴패스와 펜타곤

그럼 미국은 빈손인가. 그렇지는 않다. 캘리포니아의 마운틴패스(Mountain Pass) 광산이 있다. MP머티리얼스가 운영하는, 미국 유일의 상업 규모 희토류 광산이다. 한때 중국산 저가 공세에 밀려 파산했던 이 광산이, 지금은 미국 희토류 자립의 상징이 됐다.

특히 2025년 7월의 한 발표가 판을 바꿨다. 국방부(펜타곤)가 MP머티리얼스의 최대 주주가 되겠다고 나선 것이다. 약 4억 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와 1억5천만 달러 대출을 통해 마운틴패스를 확장하고, 무엇보다 향후 10년간 자석용 희토류(NdPr)를 kg당 110달러에 사주겠다는 가격 하한선을 보장했다. 이게 핵심이다. 민간 기업이 중국의 가격 덤핑을 못 버티고 무너지는 걸 막으려고, 정부가 “값이 떨어져도 내가 이 가격에 사주마”라고 보증을 선 것이다. 자유시장 국가인 미국이 사실상 산업정책, 그것도 국가가 가격을 떠받치는 방식으로 움직였다는 점에서 나는 이 결정을 상당히 무겁게 본다.

광석을 넘어 자석까지 — ’10X’ 프로젝트

광석을 캐는 것과 그걸로 자석을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미국의 진짜 약점은 늘 후자, 즉 자석 제조였다. 그래서 MP머티리얼스는 2026년 2월, 텍사스 노스레이크(Northlake)에 12억5천만 달러 규모의 자석 제조 캠퍼스를 착공했다. 이른바 ’10X’ 프로젝트다. 마운틴패스에서 캔 광석을 텍사스에서 자석으로 가공하는, 채굴–정제–자석으로 이어지는 일관 공급망을 미국 안에 세우겠다는 구상이다.

계획대로면 2028년 가동을 시작해 연간 1만 톤 규모의 자석 생산 능력을 갖추고, 펜타곤이 이 공장에서 나오는 자석을 10년간 100% 사들인다. 일자리도 1,500개가 걸려 있다. 여기에 호주계 라이너스(Lynas)가 국방부 지원을 받아 텍사스에 희토류 정제 공장을 짓고 있고(연 5천 톤 규모 NdPr 목표), USA레어어스도 텍사스 라운드톱(Round Top) 광산과 오클라호마 자석 공장으로 합류한다. 점들이 하나씩 이어지고 있는 건 분명하다.

📌 KEY POINTS — 핵심 요약
  • 마운틴패스: 미국 유일 상업 희토류 광산. 펜타곤이 최대 주주, kg당 110달러 가격 보장.
  • 10X 프로젝트: 텍사스 자석공장(12.5억 달러). 2028년 가동·연 1만 톤·펜타곤 10년 전량 구매.
  • 동맹 기업: 라이너스(텍사스 정제), USA레어어스(라운드톱·오클라호마 자석).
  • 그러나: 이 모든 게 대부분 ‘경(輕)희토류’ 중심이라는 게 함정.
네오디뮴 영구자석을 생산하는 미국 자석공장 라인

진짜 급소는 ‘중(重)희토류’다

자, 여기서부터가 내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대목이다. 미국이 짓고 있는 공급망은 대부분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 같은 경희토류에 쏠려 있다. 마운틴패스도 본질적으로 경희토류 광산이다. 그런데 군사·첨단 분야에서 정작 결정적인 건 디스프로슘·터븀 같은 중희토류다. 자석이 고온에서도 자성을 잃지 않게 하는, 말하자면 무기급 자석의 ‘내열 보증수표’ 같은 원소들이다.

그리고 이 중희토류 정제는 중국이 98~99%를 쥐고 있다. 2023년까지 전 세계 중희토류 가공의 99%가 중국이었고, 디스프로슘을 정제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시설이 중국 우시(無錫)에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2026년 4월 기준으로 미국에는 가동 중인 중희토류 공급원이 사실상 없다. 맥킨지는 중국 밖 국가들이 2035년까지도 디스프로슘·터븀 수요의 5분의 1도 못 채울 거라고 봤다. 신규 프로젝트 대부분이 아직 초기 단계이고, 예정보다 늦어지기 일쑤라는 것이다.

그 결과 시장이 둘로 갈라지고 있다. 중국 안과 밖의 가격이 따로 노는 ‘이중 시장’이 생기면서, 중국 밖 디스프로슘·터븀 가격이 많게는 5배까지 비싸졌다. 미국이 광산을 열고 자석공장을 지어도, 그 자석에 들어갈 가장 중요한 재료를 여전히 중국에서, 그것도 5배 비싼 값에 들여와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내가 서두에서 “총은 있는데 화약을 적이 쥐고 있다”고 한 게 이 얘기다.

미국 희토류 자립, 네 개의 관문

희토류 자립이라는 걸 좀 더 뜯어보면, 차례로 통과해야 하는 네 개의 관문이 보인다. 첫째는 광석 확보다. 미국은 마운틴패스로 이 관문은 일부 넘었다. 둘째는 분리·정제다. 17종이 한데 섞여 나오는 희토류를 원소별로 갈라내는, 화학적으로 까다롭고 환경 부담도 큰 공정이다. 솔직히 이게 가장 높은 관문이고, 특히 중희토류 분리에서 미국은 아직 문턱조차 제대로 못 넘었다.

셋째는 자석화다. 정제한 금속을 합금하고 소결해 실제 자석으로 만드는 단계로, 10X 프로젝트가 정조준하는 영역이다. 넷째는 재활용, 이른바 도시광산이다. 폐전기차 모터와 폐가전에서 자석을 회수해 되쓰는 것인데, 중국의 통제를 우회할 수 있는 유망한 카드다. 다만 미국은 폐자석을 모으고 해체하는 인프라가 아직 빈약하다. 정리하면, 미국은 1번과 3번 관문엔 돈을 쏟아부었지만, 정작 급소인 2번(중희토류 분리)과 잠재력 큰 4번(재활용)은 여전히 초기 단계다. 군수 관점에서 보면 분리·정제는 ‘병참의 심장’에 해당하는데, 그 심장이 아직 남의 손에 있는 셈이다.

워싱턴의 큰 그림 — 자국 개발만이 아니다

미국도 이 급소를 모르지 않는다. 그래서 전략을 ‘자국 생산’ 하나로 끌고 가지 않고, 세 갈래로 펼치고 있다. 첫째, 동맹과의 공동 공급망. 2025년 10월 미국–호주 핵심광물 프레임워크에 서명했고, 2026년 2월에는 국무부가 광물 지정학 포럼(FORGE)을 출범시켰다. 같은 달 워싱턴에서 열린 첫 핵심광물 장관회의에는 54개국이 모여 중국의 통제에 공동 대응을 논의했다.

둘째, 전략 비축. 100억 달러 규모의 민관 합동 ‘프로젝트 볼트(Project Vault)’로 핵심광물 전략비축분을 쌓아, 공급 충격이 와도 제조업체가 버틸 시간을 벌겠다는 구상이다. 셋째, 가격 방어와 산업정책. 앞서 본 kg당 110달러 보장이 대표적이다. 군의 표현을 빌리면, 정면 돌파(자국 생산)·우회 기동(동맹)·예비 진지(비축)를 동시에 운용하는 셈이다. 한 축이 막혀도 다른 축으로 버틴다는 다층 방어 개념이다.

다만 솔직히 말하면, 이 세 갈래도 결국 ‘시간을 버는’ 전략이지 ‘급소를 없애는’ 전략은 아니다. 동맹국들 역시 중희토류 정제 능력은 빈약하고, 비축은 언젠가 바닥난다. 진짜 게임 체인저는 중국 밖에서 디스프로슘·터븀을 상업 규모로 정제하는 시설이 실제로 돌아가는 순간인데, 그건 아직 몇 년 더 걸린다.

미중 희토류 공급망 긴장 — 정제 시설과 컨테이너

강 건너 불이 아니다 — 한국에 주는 함의

그런데 이건 결코 남의 나라 얘기로만 끝나지 않는다. 한국도 희토류 영구자석을 대부분 중국에서 들여온다. 전기차 구동모터, 가전, 산업용 로봇, 방산 장비에 들어가는 네오디뮴 자석의 핵심 공급원이 중국이라는 뜻이다. 미국이 통제의 ‘직접 타깃’이 되어 명단에 오르내리는 동안, 한국 같은 제조 강국은 그 옆에서 ‘간접 충격’에 노출된다.

메커니즘은 이렇다. 미국이 중국 밖에서 비싼 비(非)중국산 공급망을 억지로 구축하면, 그 높은 가격이 점차 글로벌 기준 가격이 된다. 그러면 중국산에 의존하던 한국 제조업의 원가에도 결국 전이된다. 게다가 중국이 통제의 칼을 휘두를 때, 그 칼이 미국만 정확히 베고 한국은 비껴간다는 보장도 없다. 공급망이라는 건 한 군데가 막히면 옆으로 충격이 번지는 그물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미국 희토류 자립, 그리고 이 미·중 희토류 게임을 강 건너 불로 보지 않는다. 우리 산업의 원가표 어딘가에 이미 이 싸움의 청구서가 적히고 있다고 본다.

미국 희토류 자립 전망 — 빛은 보이되, 급소는 남는다

미국 희토류 자립, 나는 이렇게 정리한다. 경희토류와 자석 제조 쪽은 2028년 전후로 미국이 ‘쓸 만한 수준의 자립’에 도달할 가능성이 꽤 있다. 펜타곤이 가격을 떠받치고 수요를 보장하는 한, MP머티리얼스의 텍사스 자석공장은 돌아갈 것이다. 적어도 평시 수요의 상당 부분을 미국 안에서 감당하는 그림은 현실성이 있다.

그러나 중희토류라는 급소는 2030년대까지도 구조적 약점으로 남을 공산이 크다. 이건 돈만으로 빨리 풀리는 문제가 아니다. 광석 확보, 환경 인허가, 정제 기술 인력, 그리고 무엇보다 중국이 수십 년간 쌓은 ‘값싸게 대량으로 정제하는’ 노하우 — 이 모든 걸 단번에 따라잡기는 어렵다. 그래서 나는 6월 22일 같은 장면이 앞으로도 반복될 거라고 본다. 협상 국면에선 유예, 긴장 국면에선 통제. 중국은 이 스위치를 쥐고 있는 한 굳이 영구적으로 끊을 이유가 없다. 끊겠다는 위협 자체가 카드이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한 가지만 덧붙이자면 — 이건 권유가 아니라 관찰이다 — 희토류 테마는 정책과 지정학에 극도로 민감하다. 펜타곤의 보장은 하방을 받쳐주는 강력한 재료지만, 동시에 이 산업이 시장 논리만으로는 자생하기 어렵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정책 한 줄, 정상회담 한 번에 수급과 가격이 출렁이는 시장이라는 점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 화려한 자립 선언 뒤에 가려진 ‘중희토류 99%’라는 숫자 — 나는 이 한 줄을 가장 오래 들여다보고 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A

희토류는 캐는 것보다 ‘정제·분리’가 어렵습니다. 미국은 마운틴패스라는 광산이 있지만, 캔 광석을 자석급 금속으로 바꾸는 가공 능력이 부족했습니다. 특히 무기·첨단 자석에 필요한 중(重)희토류 정제는 중국이 98~99%를 쥐고 있어, 광산만으로는 자립이 되지 않습니다.

A

국방부가 2025년 7월 약 4억 달러 지분 투자로 MP머티리얼스의 최대 주주가 되고, 자석용 희토류를 kg당 110달러에 10년간 사주기로 했습니다. 중국의 가격 공세에 민간 기업이 무너지지 않도록 정부가 가격을 떠받친 것으로, 사실상 국가 주도 산업정책에 가깝습니다.

A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 같은 경(輕)희토류는 일반 영구자석의 주재료이고, 미국이 자립을 추진 중인 영역입니다. 반면 디스프로슘·터븀 같은 중(重)희토류는 자석이 고온에서도 성능을 유지하게 해주는, 군사·첨단용의 핵심입니다. 미국의 진짜 급소는 바로 이 중희토류입니다.

A

경희토류와 자석 제조는 2028년 전후로 상당 수준의 자립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그러나 중희토류 정제는 2030년대까지도 구조적 약점으로 남을 가능성이 큽니다. 맥킨지는 중국 밖 국가들이 2035년까지도 중희토류 수요의 5분의 1도 못 채울 것으로 봤습니다.

📚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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